살아 생전 못 피웠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꽃', 활짝 피다

[머니투데이 황보람 기자][고려대 인액터스 '블루밍 프로젝트 팀'…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할머니는 한지에 꽃을 꼭꼭 눌러 그림을 그렸다. 할머니 손끝에서 꽃들은 평화로 피어났다. 고향 한옥집 꽃밭을 생각하며 만든 '안뜰'에는 안개꽃이 무리지었다. 할머니는 '내가 새라면 그곳에 가고싶다'고 했다. 전쟁이 없는 곳으로.

(중략)

◇ 서버 폭주 '양요섭 사태'

3·1절과 8·15가 되면 의식팔찌와 가방이 꽤 팔렸다. 하지만 '서버폭주', '사이트 다운', '품절'에 이르는 사건은 따로 있었다. 지난 달 가수 양요섭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의식팔찌를 차고 나온 것. 블루밍 팀은 이를 '양요섭 사태'라고 불렀다.

"감당하기 어려웠어요. 문의전화 받고 게시판에 댓글 달고 손이 모자랐어요. 계속 주문을 받으면 도저히 감당이 안될 거 같아서 아쉽고 죄송하지만 모두 품절 상태로 두고 차례로 배송하고 있습니다" (김지은)

의도치 않은 '연예인 협찬' 덕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도 오를 정도로 블루밍 프로젝트는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하지만 블루밍 팀 10명 남짓과 대구 정신대 시민모임 2명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사건이었다.

사태를 해결하는 데 대구 시민모임이 중심을 잡았다. 16년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도우면서 쌓인 내공은 청년들의 열정보다 컸다. 시민모임은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양요섭 사태에 대응하며 고객관리와 배송 등 실질적인 업무를 도맡았다.

블루밍 팀은 "이제 절반 정도 온 것 같다"고 했다. 블루밍 프로젝트 전반을 대구 시민모임에 온전히 넘기고 나면 이들의 임무도 끝난다. 아직 3년 반은 더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희망은 이미 피어나고 있었다.

"예전엔 저도 솔직히 일본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을 넘지 못했어요. 할머님들을 뵙고 하면서 그걸 뛰어넘는 평화의 소중함을 배웠어요. 국사책으로나 배웠지 누가 관심 있을까 싶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는 걸 보고 우리 사회가 믿을만하다고 느꼈습니다" (정현민)

블루밍 프로젝트는 오는 15일 '신상 파우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느 때처럼 팀원들은 긴장과 설렘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일이 커지면 책임 져야 하는 부분도 많아져서 아무래도 밤에 잠을 못자요. 신상 나올 시기가 되면 잠을 설치죠. 새로 나오는 제품들도 많은 사랑 받았으면 좋겠어요. 서버가 다운 되더라도요" (김만희)

 

 

 

- 원글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8&aid=0003098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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